2021-03-14 93회
“그리스도인은 달라야 합니다”
2021년 3월 14일 주일예배
마가복음 10 : 35 - 45 ; 시편 75 : 4 - 7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이 무력해진 가장 큰 이유는 세상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수 믿는 사람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함께 그리스도를 믿으려 하지 않고, 도리어 믿는 자들을 무시하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은 예수님이 십자가 지려고 예루살렘에 올라가시는데, 야고보와 요한이 주님께 인사청탁을 하는 장면입니다. 이들의 어리석은 모습을 생각해보면 첫째, 예수님의 마음을 너무나 헤아리지 못한 점입니다. 일찍이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베드로가 신앙고백하자 “이 때로부터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가 예루살렘에 올라가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제삼일에 살아나야 할 것을 제자들에게 비로소 나타내시니”(마16:21)라고 하신 것을 보면,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 사실을 가르쳐주신 것입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을 제일 가까이에서 따랐던 야고보와 요한이 이 수난의 길에서 주님께 ‘높은 자리에 앉게 해 달라’고 인사 청탁한 것을 보면, 주님을 너무 이해하지 못한 한심한 태도였습니다.
둘째, 다른 제자들은 생각지 않고 오직 자기들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였습니다. 12제자 중 야고보와 요한, 둘만 주님의 좌우에 앉겠다면, 다른 제자들은 어쩌라는 말입니까? 공동체의식도 동료정신도 없는 이기적 발상입니다. 이 일로 인해 그동안 제자들 간에 유지됐던 평화와 질서가 깨져 이때부터 제자들 간에 팽팽한 대립과 경쟁이 일어나서, 최후의 만찬석에서 모두 높아지려는 생각에 누구도 먼저 발을 씻어주지 않자, 예수님께서 손수 제자들의 발을 씻으셔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셋째, 저들은 자기들이 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구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크고 으뜸’이 되는 그 소원을 나무라진 않으시고 단지 ‘어떤 면에서 크고 으뜸이 되어야 할 것인가’를 말씀하셨습니다. 참으로 크고, 높아지기 위해서는 먼저 종과 같이 낮아지고, 섬기고 봉사해야만 참으로 큰 자가 되고 으뜸이 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주의 우편과 좌편’이라는 자리를 구하는 제자들에게 이방인의 성향은 ‘저희를 임으로 주관하고 권세를 부리는 것’임을 지적하시며, 너희들은 이런 세상 사람들과 달라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예수님께서 이 사건을 통해서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세상 사람들과 다르게 사는 모습은 무엇일까요? 첫째, 자신을 높이려는 세상 사람들과 달리 자신을 낮추고 겸손해야 합니다. 나의 제자 된 너희는 섬기는 종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세상 사람들이야 높아지는 것이 저들의 가치관이지만, 그러나 주님의 제자들은 하늘 영광을 버리고 낮아지신 예수님을 본받아, 자신을 낮추는 겸손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인 것은 다른 사람보다 더 깨끗하거나 우월해서가 아니라 많은 은혜의 빚을 진 자임을 뜻하기에 더욱 겸손해야 합니다.
둘째, 세상 사람들은 섬김을 받으려고만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섬기는 자이어야 합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높아지려고만 했지, 참으로 크고 으뜸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높은 자리에서 사람들 위에 군림하며 사람을 부리고 호령하는 것이 크고 으뜸이 되는 것으로 여겨, 주님의 우편과 좌편에 앉기를 구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진정 크고 으뜸이 되는 길은 다른 사람을 섬기고 모든 이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고 가르치십니다. 우리가 예수 믿는다하면서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는 욕망을 극복하지 못하면, 그리스도의 제자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제자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입니다. 주님은 세족식 후에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나를 선생이라 또는 주라 하니 너희 말이 옳도다 내가 그러하다.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요13:13-15). 우리가 주님의 제자일진데 서로 발을 씻기는 종의 자세로 서로를 섬기며 봉사의 삶을 실천해야할 것입니다.
셋째, 세상 사람은 고난과 희생을 기피하지만 그리스도인은 희생의 십자가를 져야합니다. 예수님은 야고보와 요한에게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45절)며, 십자가 대속의 죽음을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제자도를 가르치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막8:34).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의 길은 곧 십자가의 길입니다. 이 시대 그리스도의 교회가 나약해진 이유는 무엇보다도 고난이 없는 안일과 편안함만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를 믿으면서도, 아무런 고난과 희생과 십자가가 없이 믿으려 하기에, 그리스도인들은 무기력해지고, 무능력해지고 말았습니다. 초대교회 그리스도인의 숫자는 적었지만 저들이 세상을 뒤집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어떤 고난과 박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히 복음 전하며, 주님을 위해 능욕 받는 것도 영광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희생하는 자를 주님은 귀히 여기시고 높여주십니다. 십자가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심으로 만왕의 왕이 되신 주님의 뒤를 따라가야 하겠습니다.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이 주께 나아와 여짜오되 선생님이여 무엇이든지 우리가 구하는 바를 우리에게 하여 주시기를 원하옵나이다
이르시되 너희에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여짜오되 주의 영광중에서 우리를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앉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도다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으며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가 받을 수 있느냐
그들이 말하되 할 수 있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는 내가 마시는 잔을 마시며 내가 받는 세례를 받으려니와
내 좌우편에 앉는 것은 내가 줄 것이 아니라 누구를 위하여 준비되었든지 그들이 얻을 것이니라
열 제자가 듣고 야고보와 요한에 대하여 화를 내거늘
예수께서 불러다가 이르시되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그들을 임의로 주관하고 그 고관들이 그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을지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