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0 73회
"그의 모든 은택을 잊지 말라"
2019년 11월 10일 주일예배
시편 103 : 1 - 5 ; 골로새서 3 : 15 - 17
건망증이 심한 어느 부부가 모처럼 휴일을 맞아 산에 오르는데, 부인이 갑자기 깜짝 놀라며 말합니다. "어머, 여보 어떡하죠? 내 정신 좀 봐. 다림질하다가 전기코드를 그냥 꽂아두고 왔네. 집에 불나면 어떡해?" 그러자 남편이 여유 있게 웃으며 말합니다. "걱정 마. 나도 세수하고 나서 수도꼭지 안 잠그고 왔어." 불은 안 났을까요? 이런 건망증들 때문에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곤경을 자초하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건망증보다 더 고약한 것은 은혜를 망각하는 건망증입니다. 사람들이 욕하는 '개는 사흘만 기르면 3년을 두고도 은혜를 잊지 않는다'고 합니다. 30여 년 전, 모스크바 공항에서 주인을 기다리며 2년 동안 보세구역 문전을 떠나지 않았던 개가 화제가 됐었습니다. 또 일본 나고야 항에 하역을 마친 독일선박의 화주(貨主)가 데리고 탄 개가 뭍에 나간 줄 모르고 출항하자, 이 개는 부두에서 바다만 바라보며 떠나지 않아서 하역인부들이 도시락을 나눠주니, 개는 허기를 때우며 마냥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개 주인도 대단한 애견가였던지 한달 후 개를 찾아 회항하자 개는 그 배를 보자 달려가 트랩을 올랐습니다.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애견은 왕비가 갇히자 옥문 앞을 떠나지 않아 강제로 격리시키니 탈출하여 센 강에 몸을 던졌습니다. 이렇듯 개는 주인의 은혜를 평생 잊지 않는데, 사람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입고도 쉽게 잊어버리고, 제 뜻대로 되지 않으면 원망까지 하는 것입니다.
2013년, 영국 캠브리지에서 복권에 당첨된 아버지로부터 160만 파운드(약 23억원)에 달하는 용돈을 받고도 2년 만에 이를 탕진하고 아버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30대 남성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공장 노동자 출신 데이비드 도스(53)은 2011년 유럽판 로또인 유로밀리언에 당첨돼 1억 100만 파운드(약 1474억원)의 상금을 받았습니다. 막대한 현금을 거머쥔 데이비드 도스는 당시 26세였던 아들 마이클 도스에게 160만 파운드를 나눠줬습니다. 그런데 IT업체에서 근무하던 아들은 회사를 그만뒀을 뿐만 아니라 애인과 친구들에게 수억 원을 거저 주는 등, 그의 한달 생활비는 3만 파운드(약 4380만원)도 넘게 쓰면서 불과 수개월만에 그 돈을 모두 탕진했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용돈을 요구하자 아버지는 결국 2013년 3월 아들의 호화로운 삶을 더 이상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이에 격분한 마이클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 때 나이젤 제럴드 판사는 "마이클은 아버지가 언제든지 자신이 원할 때 돈을 토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죽을 때까지 아버지가 자신을 경제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기이한 결론을 내렸는데, 아버지는 방탕한 아들을 부양할 의무가 없다"며 "아들은 편안한 삶을 위해 충분한 자금을 받았음에도 그 기회를 잡지 않았다. 이에 본 소송을 기각한다"고 선고했습니다.
오늘 말씀에서 다윗은 하나님께 감사찬송을 부르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다윗의 노년에 일생을 회고하며 하나님 앞에 감사하여 읊은 찬송의 시입니다. 이 말씀에서 다윗은 자신을 향해 두 가지 명령을 하고 있는데, 첫째는 '여호와를 송축하라'는 행위명령입니다. 1절에서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내 속에 있는 것들아 다 그의 거룩한 이름을 송축하라"(시103:1)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다윗은 자신을 향해 "내 영혼아, 하나님을 찬송하라, 내 속에 있는 것들, 지성이며, 곧 감성이며, 의지며, 내 안에 있는 모든 것들아 하나님을 찬송하라"며, 자신에게 하나님께 감사하며 찬송할 것을 명하고 있습니다. 여기 '송축(頌祝)하라'는 말은 '감사하며 찬송하라'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그 은혜를 감사하며 찬송할 것을 명합니다.
하나님께 감사하며 찬송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당연한 도리입니다. 하나님의 그 절대적인 사랑과 은총을 입고 살아가는 인생이 그 은혜를 깨닫고 감사하는 것보다 마땅한 일은 없습니다. 우리는 오늘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나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내 생명은 나의 노력이나 수고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과 섭리에 의해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어의 'Think'와 'Thank'는 같은 어근에서 나온 말입니다. 우리가 조금만 생각을 해봐도 우리는 감사할 것밖에 없는 사람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마틴 루터는 우울증에 사로잡혀 있는 마티아스 벨러에게 이런 편지를 썼습니다. "주님 앞에서 즐거워하는 마음을 갖는 것보다 주님이 기뻐하고, 사랑스러워하시는 제사는 없다. 그러므로 슬픔이나 우울함이 당신을 위협할 때 당신은 말해야 한다. '와 봐라! 나는 주님께 올갠을 연주해 드릴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즐거운 노래와 현악기의 음악을 즐겨 들으신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는 다윗이나 엘리사가 자신을 짓누르는 듯한 생각이 사라질 때까지 그랬듯이, 즐겁게 악기를 연주해 보라. 사탄이 당신에게 슬픈 생각을 넣어주고 근심하도록 충동한다면 용감하게 맞서서 말하라. '사단아 물러가라. 나는 지금 주님을 찬양하며, 음악을 연주해드릴 것이다'"
둘째는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말라는 금지명령입니다. 본문 2절에서 이렇게 명령하고 있습니다.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의 모든 은택을 잊지 말지어다"(시103:2). 여기 '잊지 말라'는 말씀에서 '잊다'에 해당하는 '솨카흐'라는 단어는 단순히 기억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가리키기보다, 하나님의 선하심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행위를 뜻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로부터 많은 은혜와 사랑을 입고 살면서도 이것을 소홀히 여겨 쉽게 잊어버리고, 감사와 기쁨을 잃어버리는 불신앙에 빠지지 말 것을 경고하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미도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너무나 크고 많은 은혜를 입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은혜는 쉽게 잊어버리고, 내가 없는 것, 혹은 잃어버린 것만 생각하며 원망과 불평에 빠질 때가 많습니다.
우리가 쓰는 '감사'라는 말에는 'remember'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것은 맞는 말입니다. 그 은혜를 기억하는 것이 감사입니다. 감사는 그 분이 내게 행하신 일을 기억함으로 시작됩니다. 그런데 그것의 반대는 '배은망덕'입니다. 나는 그처럼 애쓰고 도와줬는데 상대가 잊어버리면 얼마나 속상합니까? 감사는 기억하는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하나님의 은혜에 참으로 감사해야할 민족입니다. 우리나라가 이만큼 사는 것은 분명 기적입니다. 경제건설에 있어서 '라인강의 기적', 일본의 기적, 싱가포르, 홍콩, 대만의 경제 기적을 말하지만, 이 나라들은 기적이 아니라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독일과 일본은 이미 세계 1, 2차 대전을 일으킬 만큼 막강한 나라가 돼있었습니다. 세계를 향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국가로 자란 국가들이 패전해서 조금 고통받다가 다시 회복한 것입니다. 그것은 기적이 아니라 회복일 뿐입니다. 그런가하면 대만이나 홍콩이나 싱가포르의 경제부흥도 기적이 아닙니다. 이미 세계 도처에 나가 흩어져 살고있는 화교들의 자본과 그들의 시장구조가 저들의 경제가 성장할 수밖에 없게 돼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있는 것을 활용한데 불과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조선 봉건왕조와, 그 다음은 식민지배였습니다. 그리고 해방되자마자 민족상잔의 비극으로 온 국토가 초토화되었습니다.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서울시내 전체에 몇 개 건물 외에는 모두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굶어죽었습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이 겨울에 얼어죽었고, 연탄가스로 질식사했습니까? 그것이 오래 전 일이 아닙니다. 우리 겪은 30, 40년 전 일입니다. 우리가 자본이 있었습니까, 자원이 있었습니까, 기술이 있었습니까, 마케팅이 있었습니까? 아무 것도 없던 나라가 이만큼 살게된 것은 온전히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잊지 않고 구체적으로 하나님께 감사해야할 그 은택(恩澤)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오늘 말씀은 세 가지 감사해야할 은혜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첫째, 죄 사함 받은 것을 감사해야 합니다. 3절에 "그가 네 모든 죄악을 사하시며"(시103:3a)라고 말씀합니다. 이 점에 있어서 그리스도인은 절대적인 감사의 조건을 지니고 있습니다. 인생의 궁극적 문제는 죄의 문제입니다. 이것은 알거나 모르거나, 느끼거나 못 느끼거나 내 양심은 알고 있고, 하나님은 이 모든 죄를 알고 계십니다. 인간의 모든 고민은 바로 이 죄에서 비롯되고, 인간의 실존적인 문제는 바로 이 죄 문제입니다. 죄 문제로 고민해보지 않았다면 그는 사람이 아닙니다. 인간은 죄 때문에 시달리는데, 문제는 이 죄의 문제는 인간 스스로 해결할 길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윗은 깊은 회개와 함께 감사를 하고 있는 것은 현재가 곧 사죄의 결과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밧세바의 유혹으로 간음의 죄를 범했고, 이것을 감추려고 그 남편을 죽이는 죄까지 범했습니다. 용서받을 수 없는 큰 죄였으나 그는 하나님 앞에 철저히 회개했습니다. 간절히 기도하며 베개가 썩도록 눈물로 참회했을 때, 하나님은 그를 용서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밧세바를 아내로 맞아, 그들 사이에서 솔로몬 왕이 태어납니다. 마태복음 1장의 예수님의 족보에 보면 "다윗은 우리야의 아내에게서 솔로몬을 낳고"(마1:6)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지혜의 왕 솔로몬이 어떻게 그런 사이에서 태어날 수가 있다는 말입니까? 하나님은 다윗의 죄를 사하실 때에 조건부나 부분적으로 사하신 것이 아니라 깨끗이 용서해 주신 것입니다.
위대한 수학자요 천문학자이며 과학자였던 유명한 코페르니쿠스(Copernicus, Nicolaus)가 죽음을 앞에 두고 이런 유언을 남겼습니다. 그 유언을 따라 그가 묻혀있는 묘비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나는 바울이 가진 특권을 구하지 않는다. 나는 베드로에게 주신 능력도 구하지 않는다. 나는 다만 십자가에서 강도에게 주신 용서를 원한다." 우리가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은혜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모든 죄를 사함 받고, 영원한 천국을 소유하게 된 은혜입니다.
둘째,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해야 합니다. "네 모든 병을 고치시며"(시103:3b). 전에 어떤 신문에 큰 타이틀로 '살인식품'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모든 식품이 다 살인식품입니다. 먹고 언젠가는 다 죽게 되니 결국은 모든 식품이다 독약이지 무엇입니까? '이것도 먹으면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 물도 먹으면 안 된다, 공기도 오염되었다', 그런데 이런 살인식품을 먹고도 멀쩡하게 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수명은 점점 늘어가고 있으니 더더욱 감사해야합니다. 여러분, 이 시간 하나님께 나와 예배드릴 수 있도록 건강하게 하시니,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할 뿐입니다. 이것이 내게 향한 축복이요, 나를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이기에 우리는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매일 식사하지만 진정 감사할 줄 모르면 건강도 지키지 못합니다. 미국의 의사 존 자웽이 감사기도하며 음식 먹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건강에차이가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는 식사 때마다 감사하는 사람에게는 첫째, 질병을 예방해주고 면역기능을 향상시켜주는 신비한 백신이 나오고, 둘째, 질병의 진행을 억제시키고 병균의 침입을 막아주는 항독소가 생기며, 셋째, 일종의 방부제 성분으로 위장의 음식물의 부패나 발효를 억제하는 성분 안티 셉틴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신기하게 우리가 감사하고 음식을 먹을 때, 우리 몸이 먼저 반응하여 유익한 분비물을 생산한다고 합니다. 감사하지 않고 먹는 진수성찬보다 보리밥에 김치 한 가지라도 감사하고 먹을 때 이것이 우리 몸에 더 보약이 됩니다. 로버트 번스(Robert Burns)는 이런 기도를 했습니다. "하나님, 어떤 사람은 먹을 것이 있는데 먹을 수 있는 건강이 없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먹을 수 있는 건강은 있는데 먹을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 저에게 먹을 것도 주시고 먹을 수 있는 건강도 주시니 감사합니다." 우리는 먹을 양식과, 또 먹을 수 있는 건강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셋째, 소원을 만족케 하신 은혜에 감사해야합니다. "좋은 것으로 네 소원을 만족하게 하사 네 청춘을 독수리 같이 새롭게 하시는도다"(시103:5). 하나님은 "인자와 긍휼로 관을 씌우시는"(시103:4b) 좋으신 분입니다. 우리 생각이 어리석어 내게 해로운 것을 구할 때에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으로 주십니다. 우리가 원하는 그 시시한 소원대로 모든 일이 이뤄졌다면 어떤 꼴이 되었겠습니까? 안 들어주시길 잘하신 일도 많습니다. 어떤 분은 몹시 갖고 싶은 물건이 있는데 차마 죄송스러워서 주님께 '이것 주세요'라는 구체적인 기도를 못하고 마음만 있었지만, 후에 보니 그것까지 주시더라고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으로 주십니다.
미국 위스컨신 주에 Mr. Still water(고요한 물가)씨의 별명은 [감사 집사]로서, 늘 미소를 짓고 말할 때마다 '감사하지요'가 입에 붙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그의 아내가 치매에 걸렸는데, 그의 감사는 여전했습니다. 자식들이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내자, 그는 하루종일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내다 저녁이면 집에 돌아왔는데 병이 깊어지니 남편조차도 몰라봤습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 제가 평생 감사하며 살았는데, 아내로 인해서도 더욱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아내의 병이 낫지 않아도 좋으나 한번만 옛날처럼 아내가 저를 알아보고 '여보'라고 부르게 해주세요." 그리고 아침마다 아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가서 기적이 일어났는가 확인합니다. "나, 누구?" 물으면 '아이스크림 사주는 좋은 아저씨'라고 대답합니다. 감사 집사님이 기도합니다. "주님, 제 기도를 안 들어주시나요?" 그 순간 하나의 생각이 뇌리를 스쳐 요양원 목사님에게 다가오는 성탄절에 결혼언약 갱신식을 올려달라고 부탁합니다. 결혼식을 하면 아내가 다시 자기를 '여보'라고 부를 것 같아서 아내에게 결혼하자고 조르니 '아니!'라고 고개를 흔듭니다. 그래서 비장의 무기로 '아이스크림 안 사주겠다'고 하자 'OK'하여, 성탄절 오후에 목사님이 가족들만 모아놓고 결혼서약을 시킵니다. "당신은 곁에 선 이 사람을 자신의 배우자로 삼아 변함 없이 남편과 아내로 사랑하기로 서약합니까?" 한참만에 할머니가 "예"라고 대답하더니 그때부터 할머니는 남편을 볼 때마다 '여보'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한 6개월 살다가 할머니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장례식에서 집사님이 인사합니다. "제 아내를 향한 마지막 소원은 아내가 나를 한번만 더 '여보'라고 부르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6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그녀는 저를 '여보'라고 불러주었고 제 곁에 머물게 하셨습니다. 이 소중한 친구를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야고보서는 말씀합니다. "온갖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이 다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께로부터 내려오나니 그는 변함도 없으시고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시니라"(약1:17). 세상의 모든 좋은 것들이 하늘 아버지께로부터 주어집니다.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좋은 것들을 생각하며 그 은혜로 인하여 감사할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께 감사드려야 합니까? 첫째, 입술의 찬양을 통해 하나님께 감사드릴 수 있습니다. '송축하라'는 말은 감사하여 찬송하라는 뜻입니다. 시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노래로 하나님의 이름을 찬송하며 감사함으로 하나님을 위대하시다 하리니, 이것이 소 곧 뿔과 굽이 있는 황소를 드림보다 여호와를 더욱 기쁘시게 함이 될 것이라"(시69:30-31). 우리가 하나님께 감사하여 찬송하는 것은 하나님께 황소를 제물로 드리는 것보다 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초대교회 한 교부는 "하나님을 변증하려고 애쓰지 마라. 대신 하나님을 찬송하도록 힘쓰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사람들에게 하나님께 대하여 설명하려고 애쓰기보다, 참으로 하나님을 찬양할 때, 저들도 하나님의 영광을 체험할 것입니다.
둘째, 몸으로 감사드릴 수 있습니다.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롬12:1b). 우리 몸으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함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곡마단의 곡예사는 예수님을 영접한 뒤, 예수님께 봉사를 하고 싶은데 자기가 가진 것은 없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물구나무서는 재주밖에 없어, 아무도 없는 성전에 찾아와 강단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물구나무를 서고 있더랍니다. 마르다는 예수님의 은혜를 입고서 어떻게 감사드릴까 생각하다가 예수님께 잔치를 열어 대접함으로 그 은혜를 보답했습니다. 우리 몸을 통한 봉사와 헌신으로 주님의 은혜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셋째, 물질로 주님께 감사드릴 수 있습니다. "너희가 모든 일에 넉넉하여 너그럽게 연보를 함은 그들이 우리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게 하는 것이라"(고후9:11).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물질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릴 수 있습니다. 감사하다고 생각하면서 그것을 표현하지 않는 것은 선물을 포장만 하고 주지 않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동문교회가 합병할 때, 어떤 분은 파출부를 하여, 부자의 몇 억 원보다도 큰 돈 천만 원을 헌금했습니다. 하나님께 받은 은혜에 대한 감사의 발로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기분 나쁜 죄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배은망덕의 죄입니다. 은혜를 입고도 쉽게 망각해 버린다면 인간이 아닙니다. 그래서 지옥의 가장 깊은 심층부에는 시이저를 배신한 부르터스와 예수님을 배신한 가룟 유다가 있다고 합니다. 받은 것을 받았다고 하고, 고마운 것을 고맙다고 하는 것이 감사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하지 않는 것은 배은망덕입니다. 토마스 풀러는 "감사는 가장 적은 미덕이지만, 배은망덕은 가장 심한 악덕이다"고 말했습니다. 감사가 없이는 행복도 없습니다. 사람은 행복해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기 때문에 행복합니다. 가장 큰 불행은 무엇이 부족한 '목마름'이 아니라, 아무리 많은 것을 가져도 감사할 마음이 없는 '메마름'이랍니다. 행복의 척도는 감사의 깊이에 달려 있어, 감사할 줄 모르고 행복한 사람은 없습니다. 하나님은 천국과 감사하는 사람의 마음속에 거하신다고 합니다.
이케다 다이사쿠는 [인생은 아름답다]에서 말합니다. "감사하다는 말은 기적의 언어다. 말하면 기운이 생긴다. 들으면 용기가 솟는다. 마음의 위로가 된다. 행복해서 감사하기보다 감사하기 때문에 행복해지는 것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소리는 우리의 인생과 상대의 인생까지도 변화시켜준다. 운명을 바꾸게 하는 기적의 힘, 기적의 언어 '감사합니다'를 습관처럼 사용해보면 어느새 내 삶에 기적이 일어난다."
1940년 9월 15일 독일공군기들이 영국에 총공세를 퍼붓는데, 그 공격이 10분만 더 지속되면 영국은 손들 수밖에 없던 상황에서 독일공군기들이 갑자기 전면적인 퇴각을 합니다. 당시 영국공군 총사령관 다우딩 경(Sir Hugh Dowding)은 "이날 독일군의 갑작스런 퇴각은 이해할 수 없는 사건으로, 하나님의 개입이라고 밖엔 설명할 수 없는 역사의 반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노만 그럽의 [탁월한 중보기도의 사람 리즈 하월즈]에 보면, 웨일즈 성경대학 학장 리즈 하월즈(Rees Howells)는 그 전날 대학채플에서 대학 내 모든 신앙공동체를 모아 기도회를 갖는데,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확신을 주셨습니다. '독일군의 공습은 중단되고 결코 성공 못할 것이다.' 그래서 그는 '독일군의 공습은 중단된다. 우리는 이제 하나님께 더 간구하기보다 하나님이 하신 일을 감사하자'고 선포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사이렌은 울리고, 독일 폭격기의 폭격은 계속되며 눈에 보이는 현실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데, 그는 하나님의 응답을 확신하고, 기도하던 사람들과 함께 염려하지 않고 그 응답에 감사하며 찬송했습니다. 여전히 독일 비행기들은 날아다니며, 믿음의 싸움은 컸으나 결국 하나님은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습니다. 독일공군 폭격이 거의 그들의 승리로 끝날 무렵 웬일인지 포기하고 퇴각한 것입니다. 리즈 하월즈의 영향으로 두 번이나 전국적인 기도의 날을 선포했던 처칠은, 그의 [전쟁 회고록](War Memories)에서 이 날 영국군의 승리는 아주 특별하고 결정적인 하늘이 도운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유명한 신학자 우찌무라 간조는 "하나님께서 이미 내게 주신 은혜에 대하여 감사하라.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다시 새로운 은혜를 내려주실 것이다. 묵은 은혜에 감사가 없이 새로운 은혜 받기는 어렵다. 저 불평가라고 불리는 사람이 평생 만족을 느낄 수 없는 것은, 그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이렇다하게 큰 일은 못해도 제발 적어도 은혜를 배신하는 자는 되지 말아야 합니다. 인생은 그 날이 풀과 같고 그 영광이 들의 꽃과 같으나 하나님의 은혜는 영원합니다. 우리의 감사도 영원해야 합니다.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골3:17). 대부분 사람들은 이미 받은 축복을 감사하기보다, 가지지 못한 것에 관심을 가지고 부족한 것에 더 집중합니다. 그러나 믿음으로 소망 중에 하늘을 바라보며, 베푸신 은혜를 감사할 때, 하나님께서는 분명, 더 큰 은혜를 베풀어주실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평강이 너희 마음을 주장하게 하라 너희는 평강을 위하여 한 몸으로 부르심을 받았나니 너희는 또한 감사하는 자가 되라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를 부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또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