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1 87회
“약함은 은혜를 담는 그릇입니다”
2021년 2월 21일 주일예배
고린도후서 11 : 22 - 30 ; 이사야 53 : 2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를 믿고 나서는 자신의 대단한 스펙을 다 ‘해로운 것’(빌3:7)으로 여길 뿐 아니라, 배설물처럼 여겼고(빌3:8), 이제는 도리어 자기가 지닌 “약한 것을 자랑하리라”(고후11:30)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사도 바울이 도리어 자랑하고자 했던 그의 약한 것들은 무엇입니까? 첫째, 그의 병약한 몸이었습니다. 그는 “내 육체에 가시 곧 사탄의 사자를 주셨으니”(고후12:7)라고 고백하는데, ‘사단의 사자’라고 불리는 ‘육체의 가시’에 대해, 성서학자들은 ‘말라리아’ 같은 ‘열병’이거나, ‘안질’, 혹은 ‘간질’로 보기도 합니다.
둘째, 빈약한 경제적 형편이었습니다. 마케도니아에서 온 형제들의 후원으로 바울의 부족을 어느 정도 메웠지만, 어느 땐 지원이 끊겨 먹지 못하고, 입지 못하여 헐벗고 굶주렸던 때도 있을 만큼 늘 궁색한 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린도에서 사역할 때는 직접 자기 몸으로 천막을 깁는 일을 하면서 생활대책을 강구해야만 할 만큼 경제적으로 핍절했던 것입니다.
셋째, 여러 교회에 대한 염려로 아픈 마음입니다. “이 외의 일은 고사하고 아직도 날마다 내 속에 눌리는 일이 있으니 곧 모든 교회를 위하여 염려하는 것이라. 누가 약하면 내가 약하지 아니하며 누가 실족하게 되면 내가 애타지 아니하더냐”(고후11:28-29). 바울은 교회와 성도를 향한 염려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앞에 있는 푯대만 바라보며 좌고우면 하지 않고, 사사로운 문제엔 무심한 듯 했던 바울에게도 이런 눌림이 있었습니다.
바울은 자기 육체의 자랑을 ‘배설물’처럼 여기면서도, 이런 여러 가지 약점에 대해선 도리어 자랑하겠다고 합니다. 이런 약한 것들이 주는 유익은 무엇이며, 이런 약점을 자랑하는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먼저, 병약한 몸을 자랑한 것은, 이를 통해 자만하지 않고 겸손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계시를 받은 것이 지극히 크므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시려고 내 육체에 가시 곧 사탄의 사자를 주셨으니 이는 나를 쳐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려 하심이라”(고후12:7). 바울은 육체의 가시로 인해 교만에 빠지지 않고 겸손해질 수 있었습니다. 사람은 조금만 높아지면 교만하기 쉬운데, 바울은 육체의 질병 때문에 교만하지 않고, 겸손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빈궁한 형편을 통해 자족할 줄 아는 지혜를 배웠기 때문입니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4:11-13). 바울은 궁핍과 배고픔도 겪었지만, 이런 가난을 통해 어떤 환경에도 대처할 줄 아는 지혜와 능력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교회와 성도들을 염려하는 아픈 마음이 주님의 위로와 사랑을 받게 했고, 이로써 더 많은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말합니다. “찬송하리로다 그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이시요 자비의 아버지시요 모든 위로의 하나님이시며,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고후1:3-4). 바울은 교회를 섬기면서 많은 염려와 고난이 있었지만, 도리어 위로의 하나님이 환난 중에 찾아오셔서 자기를 위로하심으로, 자기가 받은 그 위로를 가지고 다른 환난 중에 있는 이들을 위로하게 하신다고 고백합니다.
나와 같은 고난을 당한 사람만 나를 위로해줄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고난 당할 때, 주님의 위로가 넘치고, 이런 사람이 진정 다른 사람도 위로해줄 수 있습니다.
바울은 질병을 위해 기도하다, 약함의 은총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고후12:9). ‘능력이 내게 머문다’는 말은 하나님의 영광이 성막에 머무는 ‘쉐키나’처럼, 하나님의 임재현상입니다. “내가 약한 덕분에 오히려 강해지기에 행복하다.” 내가 약할수록 주님의 능력이 내게 머물러주심을 알았던 것입니다. .”
우리는 먼저 하나님 앞에 약한 자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약한 자를 돌보시고 강한 자를 없애고 정의로 다스리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를 얻을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님 앞에 약하고 겸손한 모습으로 그분의 은혜를 구하는 것입니다.
약점은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에게 임하는 통로입니다. 솟은 곳엔 물이 머물 수 없고, 오직 낮은 곳에 물이 고이듯, 우리의 약점이 은혜를 담는 그릇입니다.
다음으로 사람들 앞에도 약하고 겸손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그들을 임의로 주관하고 그 고관들이 그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아야 하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마20:25-27).
그리고 자신에게도 약하고 온유해야 합니다.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고후12:10). 우리는 스스로 약할 때 강해질 수 있습니다.
무얼 내세울게 없지만, 그래도 뭔가 자랑한다면 바울처럼 ‘내가 약한 것을 자랑하리라’며, 오직 연약함만을 의지합시다. 이 겸손으로 나의 믿음을 지키며, 이웃과 화평하고, 하나님의 은총을 언제나 덧입고 살아갑시다.
그들이 히브리인이냐 나도 그러하며 그들이 이스라엘인이냐 나도 그러하며 그들이 아브라함의 후손이냐 나도 그러하며
그들이 그리스도의 일꾼이냐 정신 없는 말을 하거니와 나는 더욱 그러하도다 내가 수고를 넘치도록 하고 옥에 갇히기도 더 많이 하고 매도 수없이 맞고 여러 번 죽을 뻔하였으니
유대인들에게 사십에서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
세 번 태장으로 맞고 한 번 돌로 맞고 세 번 파선하고 일 주야를 깊은 바다에서 지냈으며
여러 번 여행하면서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의 위험과 시내의 위험과 광야의 위험과 바다의 위험과 거짓 형제 중의 위험을 당하고
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
이 외의 일은 고사하고 아직도 날마다 내 속에 눌리는 일이 있으니 곧 모든 교회를 위하여 염려하는 것이라
누가 약하면 내가 약하지 아니하며 누가 실족하게 되면 내가 애타지 아니하더냐
내가 부득불 자랑할진대 내가 약한 것을 자랑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