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의 정체의식

2019-09-22 61회

동문교회
031-701-0691 / 경기도성남시분당구야탑동 523번지
손세용 목사님

갈라디아서 1장 10절

설교요약 :

"신앙인의 정체의식"
2019년 9월 22일 주일예배
여호수아 5 : 8 - 15 ; 갈라디아서 1 : 10


기차여행 중이던 아인슈타인이 기차표를 잃고 당황하자 차장이 아인슈타인에게 말합니다. "선생님이 누구신지 잘 압니다. 틀림없이 표를 사셨을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인슈타인은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서, 바닥에 엎드려 좌석 아래를 살피며 계속 기차표를 찾자, 차장은 "박사님, 걱정하실 것 없다니까요. 전 선생님이 누구신지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거듭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인슈타인이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누군지는 나도 알고 있어요. 그런데 기차표가 없으니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모르겠단 말이요." 그런데 여러분은 자신이 누구며, 또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알고 계십니까? 우리는 천국을 향해 가고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입니다.


20세기 최고의 인물로 꼽힌 아인슈타인도 유대인으로 차별 받을 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의 상대성원리가 사실로 판명된다면 독일사람들은 나를 독일인이라고 주장할 것이고, 프랑스사람들은 나를 세계시민이라고 할 것이다. 내 상대성원리가 거짓으로 판명되면 프랑스인들은 나를 독일인이라고 할 것이고, 독일사람들은 나를 유대인이라고 말할 것이다." 중세기 유대인들은 거주의 자유가 없이 '게토'라는 정해진 슬럼가에서만 살아야했고, 겉옷엔 의무적으로 황색표지를 하여 치욕적인 신분을 드러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미국에서 어린 시절 유대인으로 차별받으며, 내성적인 어린이로 성장했습니다. 훗날 그는 [ET]라는 영화를 만들면서, [ET]는 괴물처럼 생긴 존재일지라도 손을 내밀면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주제를 영화로 만들어, 유대인으로 왕따 당했던 경험을 통해 오히려 따뜻한 휴먼스토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영국의 기독교언론인 멀컴 리이치는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비판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비 그리스도인이라면 전혀 비난받지 않을 일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크리스천임을 드러내면 부담스러울 수 있는 세상인데, 영화시상식에서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뽐낸 월드스타가 있습니다. 유명인들은 특정종교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길 주저하지만 배우 크리스 프랫(Christopher Michael Pratt)의 신앙고백은 언제나 거침없었습니다. '쥬라기 월드:폴른 킹덤'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프랫은 지난해 8월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에서 열린 2018 틴 초이스 시상식에서 '초이스 여름영화 남자배우상'을 받을 때, 브이(V)자를 그리며 여유 있게 시상대로 나와 '젊은이들이 많은 곳에서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표현해왔다'며 "사랑해요 하나님! 이게 바로 제 일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하나님을 사랑해야해요"라고 외쳤습니다. 그의 이런 신앙은 그 전해에도 같은 곳에서 SF 남자 배우상에 선정되자 하나님께 대한 감사를 표시했고, MTV 어워드에서는 크리스천으로서 가져야할 삶의 자세를 설파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오늘 말씀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정체를 심어주기 위해 하신 몇 가지 일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요단강을 건너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땅에 드디어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그들에게 새로운 삶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제 새로운 방식의 삶이 요구되는 이 시점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두 가지 예식을 행하게 하시며, 또 다른 계시를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님은 먼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할례 의식을 행하라고 하셨습니다. 2절 말씀입니다. "그 때에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너는 부싯돌로 칼을 만들어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다시 할례를 행하라 하시매"(수5:2). 하나님은 이 시점에 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할례를 행하라 하실까요? 할례란 이스라엘 백성의 선민으로서의 종교의식으로, 원문의 뜻은 '칼자국을 낸다' 혹은 '둘레를 자른다'는 뜻으로, 이방사람과 구별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너희 중 남자는 다 할례를 받으라 이것이 나와 너희와 너희 후손 사이에 지킬 내 언약이니라"(창17:10)고 말씀하심으로 할례가 시작됐는데,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언약의 표시입니다.


할례는 남자아이의 생식기의껍질 일부를 잘라내는 오늘날의 포경수술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신약시대에는 세례로 바뀌었는데, 사도 바울은 "또 그 안에서 너희가 손으로 하지 아니한 할례를 받았으니 곧 육의 몸을 벗는 것이요 그리스도의 할례니라"(골2:11)고 하여, 육체의 할례가 아닌, 그리스도로 인해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죄 사함을 받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은 육체적인 할례를 받음으로서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음입니다. "너희가 세례로 그리스도와 함께 장사되고 또 죽은 자들 가운데서 그를 일으키신 하나님의 역사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 안에서 함께 일으키심을 받았느니라"(골2:12).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를 영접함으로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옛 사람은 죽고,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는데, 이것이 그리스도의 할례인 세례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대를 잇게 하신 이 자손에게 여호수아가 할례를 행하였으니 길에서는 그들에게 할례를 행하지 못하였으므로 할례 없는 자가 되었음이었더라"(수5:7)는 말씀대로,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생활 40년 동안에는 아무도 할례를 받지 못했는데, 이제 이방인들 속에 섞여 살게되면 자신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자의식을 갖지 못할까봐 하나님은 할례를 받게 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교회 안에서는 누구나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의식을 갖지만, 세상에 나가 믿지 않는 사람들과 섞여 살 때는 얼마나 신앙인의 정체를 드러낼까요? 믿지 않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을 드러내면 불편하고 손해볼 것 같아서 세상에서는 철저히 자신의 신앙을 숨기는 '007 신자'들이 많습니다. 믿음의 선배들은 목숨을 걸고 신앙을 지켜왔는데, 오늘날 이 시대는 상황에 따라 믿는 사람도 되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할례를 받기 위해선 하나님께 대한 온전한 신뢰가 필요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강을 건너 여리고 앞에 있는 길갈에 도착했습니다. 여리고는 팔레스타인의 관문과 같은 도시로, 여리고를 정복해야 가나안정복을 위한 행군을 시작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 여리고에서 내려다보이는 길갈 들판에서 '이스라엘 모든 남자들은 다 할례를 받으라'고 명하십니다. 그래서 이제 대대적인 외과수술이 시작되는데, 가나안 사람들이 이 모습을 보면 얼마나 공격하기 좋았을까요? 여리고성의 공격을 앞둔 이 중요한 시점에 자기 백성들에게 할례를 시행하는 하나님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적군이 공격하면 꼼짝없이 죽게될 상황에서 그들이 의지할 분은 하나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이 특별한 사건을 통해 그 백성들로 하여금 '이제부턴 전적으로 하나님만 의지해야한다'는 교훈을 갖게 하신 것입니다. 이리떼가 들끓는 세상에서 양과 같은 성도들이 의지할 분은 오직 하나님이십니다.


성경은 "여덟째 날에는 그 아이의 포피를 벨 것이요"(레12:3)라며, 남자아이가 태어난지 제 8일에 할례를 행하라고 했습니다. 기독교계의 유명한 의사인 맥밀란 박사는 '현대의학보다 4천 년이 앞선 성경'이라는 글에서 미국 의사들이 어린아이에게 언제 포경수술하면 가장 좋은지 연구했는데, 태어난 지 8일이라는 결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신생아는 피가 너무 깨끗하고 맑아서 지혈이 잘 안 되어, 지혈에 필요한 비타민 K가 갖 태어나서는 없다가, 난 지 5일이 지나서 비타민 K가 형성되고, 난 지 8일이 되면 아기 몸에서 비타민 K가 110%로 올라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난지 8일째 되는 날에 할례를 행할 때, 가장 고통도 덜 느끼고 피도 곧 멈춘다고 합니다.


그런데 성년이 되어 할례를 행하면, 요즘처럼 마취나 수술이 발달되지 않던 옛날에는 그 고통이 심하고 활동이 매우 불편했습니다. 한 대학생이 시내버스에 탔는데, 2인 석에 초등학교 5학년쯤 되는 학생이 다리를 쫙 벌리고 앉았기에 '그놈, 여기가 지 안방인줄 아나'하고 그 초등학생 옆에 앉아서 모른 채 다리를 벌리며 그 아이 다리를 밀어붙이자, 그 아이는 다리를 벌리며 안간힘 쓰더랍니다. 그러자 대학생도 다리를 벌리며 밀어내자, 그 학생이 울며 말하더랍니다. "형도 포경수술 했어요?"


하나님은 가나안땅을 정복하기 위한 이스라엘 백성의 행군에 앞서 그 백성들을 다 뉘어놓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은 다 죽은 것이기에 이 상황에서 그들이 의지할 데는 하나님밖에 없습니다. '주님, 이제 저희는 하나님을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온전히 하나님만 의지하겠습니다.' 예수님도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요15:5). 우리가 세례를 받음으로 옛 사람은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물에서 나올 때 그리스도의 부활에 동참하여, 새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해서 '하나님의 백성'이란 정체의식의 확립과, 하나님만 의지하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CBS [바이블 루트] 제작팀의 '손목에 새기는 신앙'이란 글입니다. 이집트의 기독교인 콥트교도들이 모여 사는 모까땀 지역의 마을 공터를 지나는데 남자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6-7세쯤 되는 남자아이가 손목에 십자가 문양을 문신하고 있다. 발버둥치는 아이를 부모가 꽉 잡고 있고, 또 다른 어른이 드릴 같은 문신 기구를 아이의 손목에 들이대는 광경은 차마 지켜보기 힘들었다. "아직 어린아이인데 너무 가혹하지 않나요?" 떨리는 마음으로 묻는 기자에게 아이 부모는 담담히 대답한다. "문신은 평생 기독교 신자로 살아가겠다는 약속입니다. 당장은 아프겠지만, 이렇게 예수님과 함께 고통을 나누는 것이 기독교인의 의무로 생각합니다. 그걸 잊지 않기 위해 문신을 새기는 것입니다." 기독교에 대한 이집트의 박해는 점점 더 치밀하고 노골적이다. 아이들은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깊어지기도 전에 '이슬람 바다'에 던져진다. 현재 콥트교 젊은이들은 기독교인이란 이유로 취업에 제한 받으며 '신앙이냐 내 인생이냐?'는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십자가문신을 하지 않고도 지켜갈 수 있는 신앙, 핍박 없이도 종교의 맥을 이어갈 수 있는 세상, 우리는 그런 자유 속에 살면서도 크리스천의 정체성을 혼동하는 나약한 믿음을 갖고있지 않은지 생각해본다.


다음으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유월절을 지키게 하십니다. "또 이스라엘 자손들이 길갈에 진쳤고 그 달 십사일 저녁에는 여리고 평지에서 유월절을 지켰으며"(수5:10). 이스라엘이 여리고를 공격하기 전에 주님은 그들에게 유월절을 지키게 하십니다. 유월절은 하나님께서 애굽을 심판하시던 밤 '양의 피로 집 문 좌우 설주와 인방에 바르면 애굽 땅을 칠 때 그 피를 보고 넘어가리라'(출12:6-13)하신 말씀에 따라 양의 피를 문 인방과 설주에 바른 이스라엘은 살았고, 노예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런데 신약에서는 "우리의 유월절 양 곧 그리스도께서 희생되셨느니라"(고전5:7)말씀대로, 예수께서 유월절 어린양으로 우리를 위해 희생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유월절 만찬을 하시며 "떡을 가져 감사기도 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눅22:19)하신 대로 성찬식을 통해 우리는 그리스도의 희생을 기념합니다.


그런데 가나안땅에 들어와 유월절을 지키게 하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그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광야생활을 거쳐 여기까지 왔고, 주님의 은혜로 이제 이 새로운 땅에 거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성만찬을 행할 때마다 우리 주님이 흘리신 피와, 주님의 찢기신 그 희생을 통해서 구원받은 그 사실을 기억합니다. 그뿐 아니라, 내가 지금까지의 삶에서 여기까지 버티고 나온 것도 하나님의 은혜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오직 나의 나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는 사실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불신자들과 다른 것은 이 은총에 대한 의식입니다. 오늘 우리 마음속에는 이 은혜에 대한 의식이 얼마나 있습니까?


우리는 자칫 '내가 예수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구원받게된 데는 내가 다른 사람보다 나은 무엇이 있다'는 착각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망상입니다. 우리는 성찬을 통해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1972년 10월 13일 우루과이의 몬테비데오를 떠난 전세비행기 페어차일드 F227기가 칠레의 산티아고로 가던 중 안데스산맥에서 악천후로 인해 양쪽 날개와 꼬리가 산봉우리에 부딪쳐 눈 덮인 산허리에 동체착륙 했습니다. 여기에 15명의 아마추어 럭비선수들과 응원단 25명, 승무원 5명 등 모두 45명이 탑승했는데, 그 중 더러는 불시착 때 즉사하고 더러는 부상으로 산에서 죽어갔습니다. 정부는 10일간 수색 비행을 하고는 포기해버렸습니다. 비행기에는 식량이 전혀 없었는데, 추위와 굶주림과 싸우며 67일간을 견디어 구출된 것은 16명뿐이었습니다. 이들이 두 달 이상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죽은 이들의 살을 뜯어먹으며 연명했기 때문입니다. 부상으로 여러 주간 앓다가 산에서 죽은 니코리치 군이 쓴 메모입니다. "아버지도 전혀 믿기 어려우실 일이 이곳에서 벌어졌습니다. 죽은 친구의 살을 쪼개내는 일입니다. 저도 이제 오래 살기 어려운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내가 죽은 뒤 내 살이 친구들을 구원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생존한 청년 호세는 로저스 신부에게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저는 학생시절 교회에 한 주일도 빠져본 일이 없습니다. 부모님이나 동네 어른들은 모두 저를 칭찬해주셨습니다. 교회는 다녔으나 사실 신앙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눈 덮인 산에서 죽음과 싸우며 비로소 하나님 집으로 돌아온 것을 알았습니다. 교회에서 수없이 성만찬에 참석했으나 기계적으로 빵과 포도주를 든 것뿐, 그 뜻이 가슴에 전해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산에서 죽은 친구의 살 조각을 손에 들었을 때 그것은 이미 주님의 몸인 것을 알았으며, 정말 사랑이 무엇이며 십자가가 무엇임을 깨달았습니다." 안데스산맥에서 죽은 자의 살이 산 자를 살린 것처럼, 십자가에서 죽으신 주님의 살과 피가 우리를 살리셨습니다.


이어서 하나님은 이제 스스로 양식을 가꾸어 먹도록 하십니다. "유월절 이튿날에 그 땅의 소산물을 먹되 그 날에 무교병과 볶은 곡식을 먹었더라. 또 그 땅의 소산물을 먹은 다음 날에 만나가 그쳤으니 이스라엘 사람들이 다시는 만나를 얻지 못하였고 그 해에 가나안 땅의 소출을 먹었더라"(수5:11-12). 지금까지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생활을 하면서 만나를 먹었습니다. 만나는 하나님께서 초자연적으로 주시는 양식입니다. 이 신기한 만나를 통해서 지금까지 왔는데 그들이 가나안땅에 들어와서 유월절을 지킨 그 이튿날에 만나는 그쳐버렸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왜 지금은 만나를 주지 않으실까? 지금도 만나를 주신다면 농사를 짓지 않아도 좋을 텐데'라는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만나를 그치게 하시고 농사짓게 하십니다. 그래서 자기 손으로 땀흘려 수고하고 스스로 농사를 지어 곡식을 얻게 하십니다.


만약 하나님이 지금까지 만나를 계속 내리셨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하늘을 향해 입만 벌렸을 것입니다. 이제는 땀흘리고 수고하며 자기가 먹을 양식을 거둬야 합니다. 하나님은 만나를 주시는 기적을 끝내시고 "네 손으로 땀흘려 일해라. 노력하고 스스로 벌어라. 네가 지금까지 만나를 통해서 나의 주권과 전능함을 알았으니 이제는 네 스스로 노력하여 양식을 구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주일이면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중에는 스스로 말씀을 찾아 읽고, 또 묵상하며 생명의 양식을 구해야합니다. 언제나 가만히 있으면서 들려주는 말씀만 받으려 해서는 안됩니다. 어떤 분이 왜 수요일에도 교회에 나와야 하는지 목사님께 물었더니, "아침 먹고 저녁 먹기까지 배고파서 점심 한끼 더 먹는 것입니다"라는 대답에, 자기도 나오게 됐다고 합니다.


이제 여리고를 정복하기 위해 출발하기 직전에 또 하나의 계시가 주어집니다. "여호수아가 여리고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에 눈을 들어 본즉 한 사람이 칼을 빼어 손에 들고 마주 서 있는지라 여호수아가 나아가서 그에게 묻되 너는 우리를 위하느냐 우리의 적들을 위하느냐 하니, 그가 이르되 아니라 나는 여호와의 군대 대장으로 지금 왔느니라"(수5:13-14a). 막 출발하려고 하는데, 나타난 낯선 장군은 하나님 자신의 모습이었습니다. 여리고성을 정복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막중한 과제를 앞둔 여호수아를 격려하시기 위해 하나님께서 군대장관의 모습으로 찾아오십니다.


여호수아는 낯선 장군을 향해 '너는 우리편이냐, 적군 편이냐'라고 묻는데, 그 장군은 '아니라 나는 여호와의 군대 대장으로 왔느니라'라고 대답합니다. 여기서 여호수아는 가나안 정복 전쟁을 이스라엘과 가나안족속과의 전쟁으로 알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니다, 이것은 내가 싸우는 나의 전쟁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모든 일을 내가 주도권을 하지고 일한다고 생각하지만, 하나님은 성도들이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하는 그 일들도 본질적으로 하나님, 당신의 일이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내가 하는 일에 하나님은 뒤에서 돕기만 바라지만, 하나님은 우리에게 '너는 내 뜻을 따라서, 내 명령대로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에이브러햄 링컨이 남북전쟁이 7년이나 길어지면서 많은 희생자가 생기자, 대통령의 참모들이 고민에 빠져, 한 참모가 대통령에게 말합니다. "이럴 때 하나님께서 우리편에 계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링컨이 대답합니다.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나는 하나님께서 내 편이 돼달라고 구해본 일이 없네. 내 관심은 오직 내가 지금 하나님 편에서 일을 하고 있는가, 그 생각뿐이네." 그렇습니다. 내가 하나님 편에 있다면,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이 전쟁은 네가 싸우는 전쟁이 아니라 내가 싸우는 전쟁이다. 네가 만약 나의 백성이라는 정체를 가지고, 나를 온전히 신뢰하며, 나의 은총을 깨닫고, 네가 해야할 최선을 다한다면, 내가 앞서 가며 너를 위해 싸울 것이며 가나안땅을 정복하도록 하겠다." 그분은 지금도 우리에게 찾아오셔서 우리를 이끌어주십니다.


우장춘박사는 1936년 동경제국대학에서 다윈의 진화론을 수정한 '종의 합성'이란 새로운 이론으로 세계적인 육종학자로 인정받아 농학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일본 농림성은 면화시험장소장으로 승진발령하며 창씨개명과 일본국적 취득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고 사표를 냅니다. 해방되어 귀국하려하자 일본정부는 '조선에 대마도는 내줘도 우장춘은 내줄 수 없다'며 감옥에 가두려고까지 했지만, 그는 일본인 아내와 여섯 자녀를 남겨두고 1953년 3월 강제 송환선을 타고 귀국합니다. 6.25의 와중의 환영행사에서 감격어린 어조로 말했습니다. "나는 어머니나라를 위해 이제까지 어떤 일본인보다 열심히 일했으나, 이제부턴 아버지나라를 위해 일하다 뼈를 조국에 묻겠습니다. 내가 한 때는 고아원에 맡겨질 정도로 궁핍과 천대로 얼룩졌지만 내 일본인 어머니는 어린 내게 끊임없이 조선 혁명가의 아들이란 자긍심을 북돋아준 것이 내가 민족의식의 뿌리를 내릴 힘이 되었습니다." 우장춘 박사는 남은 일생을 조국의 농업발전에 헌신하여, 제주감귤과 강원도 감자를 정착시키고, 배추와 무의 품종개량, 우리 땅에 맞게 개량된 쌀, 과일의 대량생산기술개발 등을 이뤘습니다. 우박사가 이 나라의 백성임을 드러내고 충성을 다한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 것임을 고백하고 하나님나라를 위해 믿음으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데이비드 베너의 책 [나, 주님의 사랑에 안기다]는 말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의지하는 일은 평생에 걸쳐 지속되는 과정이다. 주님과 자신에 대한 지식을 우리 정체성의 기반으로 삼는 것, 우리 존재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사실을 근거로 우리의 정체성이 다시 형성되는 일은 결코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그 자체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에게 예정된 결과의 영적 변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순간 우리 정체성은 이미 하나님의 자녀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사실을 잊고 살아가기에 예상치 못한 시련을 당할 때, 의문과 원망과 체념으로 행동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를 받아들일 때, 시련은 연단으로, 기회는 소망과 비전으로 바뀝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갈 때, 함께 하시는 주님 안에서 모든 것을 이길 수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시인할 것이요.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부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부인하리라"(마10:32-33).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그리스도가 나의 주되심을 증거해야 하겠습니다.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갈1:10). 우리의 정체를 분명히 하고, 그분의 은혜를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날마다 생명을 양식을 구하며 살아갈 때, 주님은 우리의 대장이 되셔서 우리로 저 아름다운 가나안땅을 차지하게 하실 것입니다.

갈라디아서 1장 10절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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