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13 165회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2022년 11월 13일 주일예배
빌립보서 4 : 1 - 7 ; 느헤미야 8 : 10
빌립보서는 옥중서신으로 [기쁨의 서신], 혹은 [희락의 복음]이라 부르는데, 이 책의 저자인 사도 바울은 지금 로마의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도 참된 기쁨을 누리고 있었고, 이뿐 아니라 감옥 밖에 있는 빌립보교회 성도들에게 ‘기뻐하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그가 사람들에게 기뻐하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자신이 스스로 모든 환경을 초월한 절대적인 기쁨을 누리고 있었기 때문인데, 바울은 자신의 존재 이유인 복음을 전하는 일이 이뤄지는 것을 보면서, 자기는 어떤 오해나 불이익을 당해도 기뻐하였던 것입니다.
당시 빌립보교회에는 기뻐하기 어려운 두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불편한 인간관계입니다. “내가 유오디아를 권하고 순두게를 권하노니 주 안에서 같은 마음을 품으라”(빌4:2). 빌립보교회는 자주장사인 여자 사업가 루디아를 통해 바울이 세운 교회로, 여성적인 교회였기에 옥에 갇힌 바울에게 따뜻한 사랑을 베풀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었으니 빌립보 교회의 유오디아와 순두게라는 두 여인 사이에 경쟁, 질투와 시샘으로 인해 교회가 화목을 잃게 된 것입니다.
둘째는 염려하게 되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사도 바울이 빌립보교회 성도들에게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라’고 권면한 것은, 분명 저들에게 염려할만한 사정이 있었던 듯 합니다. [염려]란 헬라어로 ‘메림나오’인데, ‘갈라버린다’는 ‘메리조’와 ‘마음’이란 ‘누스’의 합성어로서 ‘우리 마음을 찢어버린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염려’는 사람의 마음을 갈가리 찢어 상하게 하고, 인간을 약하게 하며, 실패자로 만들어 불행에 빠뜨리는 무서운 악이요, 우리 신앙을 타락시키는 원수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이런 성도간의 갈등과, 염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빌립보교회에게 어떻게 기쁨을 챙길 것을 권면합니다. 첫째, 성도의 사랑으로 기뻐하라고 권면합니다. 바울은 빌립보교회 성도들을 ‘나의 사랑하고 사모하는 형제들, 나의 기쁨이요 나의 면류관인 사랑하는 자들’이라 표현합니다. 바울은 빌립보교회 성도들의 사랑으로 인한 기쁨과 함께 그들을 뜨겁게 사랑하였기에 이렇게 고백하였습니다.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너희 무리를 얼마나 사모하는지 하나님이 내 증인이시니라”(빌1:8).
그래서 바울은 서로 갈등을 겪고 있던 유오디아와 순두게에게 서로 자기 주장만 하지말고 ‘주 안에서 같은 마음을 품으라’고 권면합니다. 그러면서 바울은 서로 같은 마음을 품을 수 있도록 이렇게 당부합니다.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5절). 여기 ‘관용’이란 ‘덮어주다’는 말로, 다른 사람의 허물을 들춰내거나 약점을 드러내지 않고 덮어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하면, 우리 마음에 기쁨이 솟아나게 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지금 감옥에 갇혀 있으는데도 빌립보교회 성도들을 간절히 사랑했기에 기뻐하였습니다. 그래서 “만일 너희 믿음의 제물과 섬김 위에 내가 나를 전제로 드릴지라도 나는 기뻐하고 너희 무리와 함께 기뻐하리라”(빌2:17)면서, 그들을 위해 자신을 제물로 바칠지라도 기뻐하겠다고 고백합니다.
둘째, 주님 안에서 누리는 은혜로 기뻐하라고 말합니다.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4절). 바울의 기쁨의 원인은 주님의 은혜로 인한 기쁨이었습니다. 주님 안에서만 참된 기쁨과, 진정한 행복이 가능합니다. 바울은 지금 로마 감옥에 갇힌 자기가 처한 상황이 어떠하든, 이 모든 것을 주님이 다스리신다면 자신은 지금 주님 안에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주님 안에서 기쁨을 누리면서, 이 기쁨을 빌립보교회 성도들에게도 함께 누릴 것을 권면합니다.
바울은 질병 중에도 주님의 은혜를 깨닫고 기뻐했습니다.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고후12:9). 그는 약함과 능욕과 궁핍과 핍박과 곤고함이 있었지만 이를 통해 더 큰 주님의 은혜를 누릴 수 있었기에, 약한 것들을 도리어 기쁨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셋째, 염려가 찾아올 때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기도하라고 말합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6절). 우리의 기쁨을 빼앗는 원수는 우리를 얽매는 염려인데, 우리는 염려하지 않아도 될 일을 끌어안고 염려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우리의 삶에서 기쁨이 없다면, 그것은 우리가 감사를 잊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염려와 걱정이 밀려올 때, 모든 부정적인 생각을 물리치고 일단 하나님께 감사하며 아뢰면, 상상치 못할 평안과 기쁨이 우리 마음에 샘솟을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느8:10)고 말했습니다. 우리에게 이런저런 염려되는 일들이 많다고 여겨질지라도 성도의 교제를 소중히 지키면서 모든 염려를 십자가에 못박아버리고,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아뢰며, 그 은혜 안에 살아갑시다.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고 사모하는 형제들, 나의 기쁨이요 면류관인 사랑하는 자들아 이와 같이 주 안에 서라
내가 유오디아를 권하고 순두게를 권하노니 주 안에서 같은 마음을 품으라
또 참으로 나와 멍에를 같이한 네게 구하노니 복음에 나와 함께 힘쓰던 저 여인들을 돕고 또한 글레멘드와 그 외에 나의 동역자들을 도우라 그 이름들이 생명책에 있느니라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